세상은 코로나19 이전(BC)과 이후(AC)의 세계로 나뉘어져 인간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인류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해외언론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시스템을 전 세계의 롤모델로 보도하고 있어, 코로나19가 국가적 차원에서는 위기이지만, K-바이오는 도약을 위한 뜻밖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K-바이오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인력양성 측면에서 단기, 중기, 장기적 교육훈련과정을 제안하고자 한다.

<자료제공: 화학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 신흥순 사무총장>

Ⅰ. 국내외 체외진단기기 시장 현황

체외진단기기란 혈액, 분뇨, 체액, 침 등 인체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해 몸 밖에서 신속하게 병을 진단하는 시약, 대조·보정물질, 기구·기계·장치, 소프트웨어 등의 제품을 말하며, 진단방식에 따라 분자진단, 면역화학적 진단, 현장진단, 자가진단 등으로 나뉜다.
분자진단은 주로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연쇄반응)을 기반으로 하며 특히 Real-time PCR은 목표 DNA 증폭과 양의 측정을 동시에 진행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함으로써 매우 높은 정확도(99% 이상)를 보이지만 가격이 비싸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에서 주로 사용하며, 개도국들에서는 이보다 저렴한 Conventional PCR(정확도 90%이상)을 주로 사용한다.

세계시장
글로벌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2019년 기준 시장규모가 718억 달러 정도이고 향후 연평균 4.6%씩 성장하여 2027년에는 983억 달러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ports And Data, Jun 04, 2020)
글로벌 헬스케어 트렌드는 인구고령화와 만성병질환자의 증가로 의료비지출이 급격히 늘어감에 따라 지금까지의 단순 질병치료에서 예방, 진단, 치료 및 모니터링이라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어 향후 시장전망이 밝은 편이다. 글로벌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스위스의 로슈,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애보트 등 유럽과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과점적으로 지배해왔으며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체외진단 기업들은 세계시장의 약 1%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지나지 않았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진단시약과 장비를 함께 판매하기 때문에 시약과 장비를 함께 만들 기술력 자본을 갖추지 못하는 중소규모의 기업들은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국내시장
2019년 우리나라의 체외진단용 시약의 생산액은 3,780억원, 수출액은 5,01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2%, 3.1% 감소했으며, 수입액은 5,128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국내 체외진단시장은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 또한 국내 체외진단기기 제조업체들은 대체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로 이루어져 있어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전자신문 2020.05.20.)
2020년 들어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이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내 체외진단기기 제조업체들의 제품들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으로부터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국내 체외진단기기 제조업체 중 하나인 ㈜씨젠의 경우 2020년 1분기의 매출액은 약 818억원으로 전년도 총 매출액의 약 67%를 달성하였으며, 영업이익은 1분기에 이미 전년도 총 영업이익의 1.8배에 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씨젠의 주가는 2020년 1월 3일 기준 31,000원 정도에서 출발하였으나 현재는 6월 19일 기준 108,420원 수준으로 약 3.5배로 크게 올랐다.

Ⅱ. 코로나19에 대한 한국형 방역모델의 성과

한국형 방역모델의 특징

영국의 BBC는 한국의 코로나 대응 시스템이 “검사(test), 추적(trace), 치료(treatment)”라는 단계별 대응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 대응에서 한국이 전세계의 롤모델이 되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한국형 방역모델이 다른 국가들의 모델들과 다른 점은 첫째, 한국은 검사의 정확도가 98%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품질의 진단키트를 자체 생산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의심되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기에 대규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ICT 기술을 활용하여 감염원을 철저히 추적하여 감염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 다는 점을 꼽을 수 있고 셋째,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에 기초하여 공공과 민간 의료기관의 역할분담과 협력에 의해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한국형 방역모델의 성과

2020년 6월 14일 09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의 총 확진자수는 7,696,361명이고 사망자는 428,593명인데, 국가별로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각국의 대응방식이 그 나라의 문화와 환경 그리고 의료방역시스템에 따라 각각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인구 백만 명당 검사건수를 보면,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이탈리아가 모두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방역대응의 전략과 타이밍의 차이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는 한국이 277명으로 절대적으로 가장 적으며, 확진자수에 대한 사망자수의 비율인 사망률은 2.3%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감염자들의 사망자수와 사망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속한 개발과 긴급사용 승인으로 감염확산 초기부터 대량검사가 가능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 다.
이밖에도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공공의료보험제도를 기반으로 전 국민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또 공공과 민간의료기관간의 적절한 역할배분과 협력, 의료진의 희생적 의료 활동, 국가적 재난극복을 위한 국민들의 역사적 경험과 자발적 참여의지 등 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Ⅲ. K-바이오의 역할과 지속적 성장을 위한 조건

한국형 방역모델에서 K-바이오의 역할

> 초기의 신속한 대응과 사업가정신

코로나19의 집단발병이 짧은 시간 내에 잠잠해질 경우 기업으로서는 R&D 비용과 시간 에 들어간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리스크가 잠재해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순발력 있는 대처와 긴급 사용승인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의 사업가정신에 입각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코로나 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에 이미 진단키트의 개발과 생산에 돌 입함으로써 한국형 방역모델의 특징 중의 하나인 대규모 검사를 가능케 하였다.

도약의 기회

> K-바이오의 브랜드가치 제고
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한 대처로 K-바이오의 브랜드 가치와 함께 국내 바이오기업과 제 품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대폭적 증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크게 치솟아 재무구조가 크게 개 선되었으며 이는 향후 기업규모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기 업들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가능할 것이며 나아가 우수인력의 유입, R&D 능력의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해외 유통채널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
코로나19로 인해 타산업의 비즈니스 유통업계(종합무역상사, 타산업의 대기업 등)로부터 수출을 대행해주겠다는 제안이 증가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 상황이다.

> 투자자금의 유입 증가
매출확대를 통한 유동성의 증가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자금의 유입도 용이하 게 되어 기업규모의 확대나 시설 및 R&D 자금의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규제완화
코로나19의 대응과정에서 신속한 투자의사 결정과 긴급 사용승인이라는 긴밀한 협력으로 성공의 경험을 공유한 업계와 정부의 신뢰관계는 규제완화를 통해 더욱 건설적인 규제완 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바이오의 지속성장을 위한 조건

> 중장기 로드맵 구축
체외진단기기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원료, PCR장비 등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한다.

> 규제완화
임상시험의 경우 국내에는 환자가 없어 해외에서 해야 하는데 국내허가 없이는 해외허가를 받기 어렵다. 해외에서 임상한 결과를 국내에 가져왔을 때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 인력확보
첫째로 고용노동부의 인력양성과정 훈련단가 현실화가 필요하다. 바이오분야는 실험실습비가 높아 고용노동부의 훈련단가로는 실습이 불가능함에 따라 이론교육만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인원을 늘리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이오분야의 경우 현실을 반영한 단가 적용이 필요하다. 둘째로 체외진단분야 R&D 전문인력 양성이 요구된다.
진단분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경험을 보유한 인재가 부족하며 특히 석사 이상의 관 련분야 연구‧실습을 경험한 경력직이 필요하지만 이를 만족하는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기타 융합역량으로서 의료기기나 체외진단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보유한 인력이 필요하다. 생산직은 훈련을 통해 직무수행이 가능한데 현재는 임시직으로 감당하고 있다.

Ⅳ. 결론 및 제언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상황 속에서도 K-바이오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우수한 한국형 방역모델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가운데 K-바이오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차원에서 급격히 상승하는 등 예상치 못한 많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K-바이오가 현재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환경변화와 사업기회를 잘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건으로 인력공급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단계별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단기) 안전위생 및 기초 직무역량 중심의 양성/향상 과정(1주일 이내)
∙ 바이오진단 제품개발‧서비스 NCS 능력단위 기준으로 훈련내용을 구성(양성과정)
∙ 체외진단 의료기기 인허가 제도의 이해(향상과정)

(중기) 취업연계 양성훈련 프로그램(6개월)
∙ 협회의 NCS기반 직무역량 교육(2개월)
∙ 바이오폴리텍을 비롯한 공동훈련센터의 실습훈련 과정(2개월)
∙ 기업의 인턴과정(2개월)

(장기) 바이오진단키트 R&D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석사과정(2년)
∙ 이론: 생화학, 면역학, 항체항원 면역시스템, 바이러스학, 응용통계학, 임상통계학, 분자 진단, 면역진단 바이오센서
∙ 실습: 유전공학 테크닉, 리얼타임 PCR 설계, QC/QA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