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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제언
[플라스틱사이언스] 기사입력 2022-12-01 22:48:25

플라스틱 산업의 통합적 인력관리 체계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의 플라스틱 산업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고도로 분화(分化)되어 과거에 실행하였던 산업인력 양성 방식은 효율적이지 못한 상태에 다다랐다고 판단된다. 정부는 다양한 산업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하지만 산업체의 인력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말단에 속한 실무 교육만으로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저효율의 산업인력 양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관련 경제 주체 간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통합적 관리 체계를 담당하는 전담 기관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공급자인 대학은 대학 내부 문제로 인해 올바른 산업인력 양성에 소홀할 수밖에 없으며, 산업체는 종래의 인력 양성 방법을 개선하지 않은 상태로 산업 고도화를 맞고 있어 고급 인력 수급에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산업인력 양성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독일(IKV)과 오스트리아(PCCL)의 사례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찾고 이를 국내에 적절하게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합리적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두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플라스틱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으로 첫째 산업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적 관리, 둘째 대학의 획일적이고 정량적인 교수 평가 제도의 시급한 개선, 셋째 고급 산 업인력 수요를 가진 산업체가 산업인력 양성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개입 등 3가지의 필요성을 꼽을 수 있다.
 
 
 
Ⅰ. 국내 플라스틱 산업인력 양성의 구조적 문제점
 
 
■ 정부주도 인력양성 사업의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mismatch)
국내의 정부주도 산업인력 양성에 관한 문제점으로 첫째 고급 산업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대학의 문제점을 들 수 있 다. 특정 산업인력을 양성하려면 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교수가 해당 산업 분야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 하며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 기술동향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만, 교수 평가기준인 논문 출판 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로 인해 제대로 된 산업인력 공급자로서의 역할 수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성숙기에 도달한 플라스틱 산업 같은 경우 논문출판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새로운 교수가 진입하지 않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둘째 산업인력의 수요자인 산업체의 문제점이다. 산업체는 일부 선진 산업체를 제외하면 아직도 본인들이 필요로 하는 산업인력의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아직도 고도 성장기에 경험한 인력수급정책 에 따라 인력 양성은 전적으로 교육기관과 정부에 의존하고 기초 훈련이 된 인력을 선발하여 자체적으로 실무 훈련 을 통해 인력 조달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산업체가 교육기관을 통해 자신들의 인력 조건을 요구한다든가 아니면 구체적인 인력 양성 사업을 교육기관과 연계하는 일은 극히 일부이다.
이와 같이 국내의 정부주도 산업인력 양성에 관한 문제점은 인력 공급처인 대학과 수요처인 산업체가 서로 직접 소 통하지 못하고 있고 각각의 내부적 문제점으로 인한 시각 차이로 점점 간격이 벌어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Ⅱ. 플라스틱 산업인력 양성 해외 사례
 
■ 독일의 IKV
(Institute für Kunststoffverarbeitung, 플라스틱 가공연구소)
아헨 공과대학에 설치된 IKV는 1950년도에 BASF를 중심으로 산업체가 모여 대학에 연구소 설립을 요청함으로써 탄생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플라스틱 가공연구소이다.
오늘날까지 70여년을 넘게 실천적인 연구를 모토로 플라스틱 산업인력 양성의 중요한 거점으로서 독일을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의 수많은 산업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BASF는 원료 제조업체이지만 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가공기술이라는 점을 이미 간파하고 이를 위한 산업인력의 양성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IKV의 큰 후원자이며 기술협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KV는 약 290여개 업체의 후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주요한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함께 연구개발을 하거나 성과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산업인력 양 성, 산업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고급 기능인력 훈련, 제품 시험과 산업체 문제 해결 등을 수행하고 있다. 조직구성을 살펴보면 (1)압출과 고무가공기술, (2)복 합재료와 폴리우레탄 가공기술, (3)제품설계와 재료기술, (4)사출성형기술의 연구개발부서 4개와 (5)플라스틱 산업체 인력의 훈련과 교육, (6)분석과 시험의 대외 기술서비스 2개이다. 연구소의 종사자는 총 330여명으로 80여명의 엔지니어 매니저, 50여명의 행정 및 기술훈련 담당자, 200여명의 석사급 연구자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역할을 살펴보면 연구소 소장(현재 Christian Hopmann 교수)은 연구소 운영의 책임자이기도 하지만, 학부와 대학원의 강의, 학부와 대학원 학생의 논문 지도와 심사 등 아헨 공과대학의 교육을 담당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 하고 있다.
엔지니어 매니저는 각 부서의 운영을 담당하는 동시에 직무를 통해 기술부서 관리, 프로젝트 운영 등에 대해 훈련을 받음으로써 이후 산업체에서 중요한 관리자로서 역할을 담당하며 임기 4년을 마치면 산업체로 취업하게 된다. 이들 엔지니어들은 정부가 정하는 산업체의 엔지니어 수준과 동일한 급여와 사회적 보장을 받도록 되어 있으며, 수행하는 업무는 실제 산업체 엔지니어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서 진행된다.
 

 
IKV는 연구개발과 서비스 활동 이외에도 학술대회(2년마다 자체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Colloqu ium, 기술 심포지엄 등)를 통한 기술의 저변확대와 기술 워크숍 등의 기술이전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IKV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과제 지원(60%), 산업체의 개별 프로젝트 수행(30%), 후원사 및 아헨공대 지원(10%)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IKV에서 수행하는 정부기관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다. 하나의 목표가 정해지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서로의 특장점을 가진 영역을 분할하여 담당하며 IKV는 프로젝트 진행과 연구개발 기능만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렌즈 사출성형 프로젝트라고 한다면 금형업체, 사출성형기업체, 수지업체, 사출성형용 센서업체, 렌즈용 금형표면 가공업체, 로봇업체, 렌즈측정 분석업체 등이 참여하고 IKV는 프로젝트 관리와 연구를 담당한다. 각 각의 참여 업체는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물품과 기술을 제공하고 프로젝트 완료 후 결과에 대한 공동 소유권 및 프 로젝트 진행에서 양성된 특정 연구자에 대해 미리 경험하고 선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 오스트리아의 COMET, PCCL
오스트리아는 여러 대학의 연구자를 연계하도록 산학협력 관리를 제공하는 전담기관을 활용하는 COMET (competence centers for excellent technologies)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원대상 산업체계를 구분하여 해당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역량 센터(competence center)를 지정하며, 전국적으로 K1급 5개소, K2급 24개소, 63개의 프로젝트와 3개의 모듈 급을 운영 중에 있다.
역량 센터(competence center)에 참여하는 연구자는 설치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한정되지 않고 오스트리아 전체 대학 또는 인근 국가의 연구량이 뛰어난 연구자들도 활동에 참여시키고 있다. 각 센터는 급에 따라 최소 1개의 아카데믹 기관과 다수의 기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한다. 또한 역량 센터는 비영리 기관으로서 산업체와 프로젝트 계약을 센터가 담당하여 체결하고, 실제 연구 수행은 연결된 대학과 연구 기관의 연구자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운영 방식을 통해 오스트리아 내의 산업체의 연구개발 역 량을 향상시키면서 산업인력양성도 함께하고 있다.
한편, 플라스틱산업을 지원하는 플라스틱 역량 센터가 PCCL (Plastics Compe tence Center Leoben)이며 리오벤 대학(University of Leoben)과 연계되어 있다.
 

 
리오벤 대학은 오스트리아 산업혁명 초기에 광산 자원에 대해 연구하고 필요한 산업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황제령에 의해 1840년에 설립된 대학으로 오스트리아의 중요한 공과대학 중의 하나이다.
리오벤 대학의 플라스틱 공학과(plastics engineering department)는 플라스틱 원료의 합성부터 가공, 플라스틱 제품 설계와 시험에 이르는 플라스틱 산업의 전 범위에 해당되는 총 6개 실험실로 구성됨에 따라 실용적인 학풍이 산학협력에 알맞다는 판단으로 리오벤 대학에 플라스틱 역량 센터가 설치된 것이다.
PCCL의 소장(현재 Wolfgang Kern 교수)은 항상 리오벤 대학 플라스틱 공학과의 교수가 파견되어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PCCL에 의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원 또는 대학원생은 PCCL에서 근무를 하거나 자신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리오벤 대학의 플라스틱 공학과의 연구는 일반 대학과 같이 순수 연구 주제도 함께 진행하고 있 으나, 대부분은 산업체와 연계된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한다.
 
 
■ 시사점
 
지원 분야의 선택적 집중 ;
독일 및 오스트리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의 산학협력 지원 형태가 일반적인 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지원이 아닌 구체적인 산업분류에 따른 선택적 집중 지원의 양상이다.
국내의 일반적인 산학협력과 산업인력 양성과 달리 해당 국가의 산업분류 체계에 따라 지원 분야를 집중적이고 구적으로 지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전담 기관을 통한 지원 ;
정부의 산학협력 지원 대상이 특정 기업체나 대학교 등 산업인력의 수요자 혹은 공급자가 아닌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성격을 가진 비영리 전담기관이다. 또한 특정 기업체나 대학을 위한 지원보다는 특정 산업분야의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생태계 보전과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앙 행정부가 직접 특정 산업 생태계의 유지 발전 을 담당하지 않고 특정 산업 분야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 하는 중간적 성격의 전담기관을 통해 위탁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국립대학을 통한 지원 ;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공과대학은 모두 국립으로서 국가의 정 책적인 목표에 알맞도록 운영되고 있으므로 교수의 평가 또 한 외부의 기준에 흔들리기 쉬운 사립대학과 같은 일방적인 형태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이점은 대부분 사립대 학으로 구성된 한국의 공과대학들이 정량적으로 획일화된 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점과 비교된다.
이와 같은 균형을 이룬 평가 제도를 통해 산업인력 양성에 대한 대학 교수들의 다양한 기여로 인하여 건강한 산업 생 태계가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Ⅲ. 결언
 
■ 산업인력양성에 관련된 기관들의 유기적인 통합 관리 필요
국내에도 산학협력을 위한 LINC사업이 이미 3단계에 들어서 특정 대학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해외 사례에 비추어 아쉬운 점은 대상 산업분야가 특정되지 않는 상태이므로 모호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산업분야를 세분화하고 각 산업분야별로 통합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현재와 같이 산업인력 양성 관리를 특정 대학이나 특정 행정부서에서 진행하는 경우 업무의 집중성이 낮아지고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하여서는 어떤 분야를 지원하고 양성할 것인지, 해당 분야의 산업인력 수요와 공급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공급자와 수요자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담당 기관을 설치하고 명확한 업무 목표와 범위를 지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전담 기관의 평가를 수익성에 기반한 평가보다는 산학협력과 산업인력 양성에 대한 실적으로 평가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자체적인 관리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대학의 획일적이고 정량적인 교수 평가 제도의 개선 필요
이미 이와 같은 제도의 병폐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모두 알고는 있지만 문제가 많은 제도를 어떻게 수정 하는가에 대해 누가 먼저 나서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개선된 제도 개발을 위해 모든 대학의 평가 제도를 일률적으로 수정하는 방법보다는 대학의 자율권 을 높여 조금씩이라도 다양한 제도를 각 대학이 시험해 볼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사례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산업인력 양성에 대한 한 가지 명확한 해답은 없지만 그 국가의 사 회적 환경과 경제적인 환경에 적절한 효율이 높은 체계는 자유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유로운 시도는 때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관용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 고급 산업인력 수요를 가진 산업체의 인력 양성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 필요
현재와 같이 일반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를 선발하여 본인들에게 필요한 실무 교육을 훈련시키는 방법은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선발된 인재들을 신속하게 업무에 투입하여 높은 효율을 내려면 이미 선발하기 전에 적정 수준의 교육 과 훈련을 받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를 수동적인 입장에서 선발하여 자체적으로 기르겠다는 종래의 인식은 이제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 환경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산업인력 양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관여하여 본인들에게 알맞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산업체의 경영 목표에도 부합한다는 것을 산업체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자료제공 : 화학·바이오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글 : 이병옥 교수 /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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