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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라, '바이오탱크' 기술로 재활용 산업의 혁신 이끌다
[플라스틱사이언스] 기사입력 2023-11-23 04:54:25


 
전통적인 플라스틱 산업 시장에 참신한 바람이 불고 있다. CEO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그만큼 그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리플라의 CEO는 기자가 만나본 인터뷰인 중 가장 젊은 기업 대표이다. 2019년 창업 이후 초고속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리플라의 서동은 대표는 만25세의 여성 CEO이다. 직원 20여 명, 투자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순항 중인 젊은 기업, 리플라가 선보이고 있는 기술은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탱크’ 기술이다. 이는 재활용 산업 시장의 판도를 새롭게 바꾸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번 호에서는 리플라의 서동은 대표를 만나 리플라의 바이오탱크 기술의 원리와 차별적인 제품에 대해 살펴보고, 젊은 여성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미생물 이용한 ‘바이오탱크’ 기술로, 재활용 가치와 효율, 편의성 높여
재활용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플라스틱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가장 고심을 들이는 분야이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의 중요성은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재활용 산업 현장에서는 플라스틱 재질이 서로 섞여 있다 보니 품질 좋은 재활용 소재로 재생하는데 제한 사항이 많다는 목소리가 많다. 우선 재활용할 플라스틱을 선별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이 크다.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하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고 인건비가 많이 든다. 플라스틱마다 비중이 다른 성질을 이용해 물에 띄우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밀도가 비슷하면 구별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에 봉착한다. 나아가 복합재질 의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선별 및 재활용 공정에서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재생 플라스틱 사용률을 떨어뜨려 국내의 경우 물질적 재활용 비율이 13%에 불과하다. 
이런 찰나에 반가운 기술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미생물을 활용해 재활용할 특정 플라스틱만 제외하고 나머지 재질은 완전히 분해해버리는 리플라의 독자적인 바이오 탱크  기술이다.
리플라는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들을 고객으로, 필요 없는 이물질 재질들의 플라스틱들만을 선택 분해하고, PP(폴리프로필렌) 재질은 분해하지 않고 '잘' 남겨주는 '바이오탱크'를 개발하고 있다. PP는 최근 급증하는 1인 가구 식품 소비 트렌드와 배달 식품의 증가로 도시락 용기류에 많이 쓰이고 있으며 재활용 가치가 높은 플라스틱 중 하나다. 리플라의 바이오탱크 기술은 복합 재질 중PP와 같은 재활용할 특정 플라스틱을 제외하고 나머지 재질은 완전히 생분해하기 때문에 100%에 가까운 고순도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얻을 수 있다.
리플라의 바이오탱크 기술은 5L 단위에서 배양 최적화를 마쳤고, 현재 실증 단위를 늘려가는 단계에 있다. 향후 100L 용적 퍼멘터(fermentor)에서 10kg의 PP를 처리하여 물성이 좋아지는지 검증 과정을 거쳐 2024년 실증 계획에 있다. 리플라에 따르면, 바이오탱크를 이용할 경우 재활용 공장은 8억 원 정도의 소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연간 약 37억 원의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리 
플라는 향후 일 30t 처리, 연 10,950t 처리 가능한 연속 공정 바이오탱크 기준으로 1대당 약 5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농촌 폐비닐 처리 및 생분해 플라스틱 분해에 최적화
리플라의 미생물을 이용해 특정 플라스틱만 분해하는 기술은 일반 플라스틱은 물론 생분해 플라스틱, 농촌 폐비닐 처리 기술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리플라는 농촌 폐비닐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농촌 폐비닐 분해 테스트를 위해서 비닐에 남아 있던 흙을 미생물 배양액에 같이 배양해보았고, 분해 테스틀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농촌 폐비닐을 1년 내로 분해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흙이 섞여 있어도 리플라의 균이 생장을 잘하여서 사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라고 서 대표는 밝혔다. 
매년 영농철이 끝난 뒤 농촌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비닐은 제때 수거되지 않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멀칭 폐비닐은 농촌 폐비닐 연간 발생량 약 30만 톤 중 23만7천 톤을 차지한다. 농가 또한 폐비닐 수거를 위한 유통 비용만 연간 5,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한다.
서 대표는 리플라의 기술을 농촌에 보급하면, 농가는 유통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손쉽게 인근 공장에 가서 폐비닐을 분해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주로 일회용품을 위해 만들어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서도 리플라의 미생물을 활용한 분해 기술을 반기고 있다. 서 대표는  생분해 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보다 분해가 빠르다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조금 소요되다 보니 분해 속도를 단축시키고자 문의를 주고 계십니다. 
샘플을 보내주시면 분해 테스트를 통해 더욱 빠르게 분해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으며, MOU를 통해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도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휴대용 플라스틱 재질 판별기- ‘플라스캔’ 
리플라는 바이오탱크 기술 외에도 재활용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플라스틱 재질과 순도를 판별해주는 플라스캔(plaSCAN)과 재활용 공장의 컨베이어 위에 설치 가능한 플라스틱 재질 판별 시스템이다. 플라스캔 은 한 번의 스캔을 통하여 단 2.5초 만에 스캔한 플라스틱이 무슨 재질인지 알려주며, 카운트 기능으로 총 스캔한 플라스틱 중 특정 재질에 대한 순도 또한 
보여준다. 육안으로 직접 플라스틱 종류를 구분하는 것이 아닌, 스캔 한 번으로 정확하게 재질 구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질을 정확히 판별하는 일이 재활용의 첫 단추인 이유는 재활용 업체는 한꺼번에 수거한 플라스틱을 다시 소재별로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리수거 후에도 진짜 분리’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또다시 발생하는데 플라스캔은 이러한 시간과 노력, 비용을 절감해준다.
서 대표는 플라스캔은 현재 국내 10개 업체에서 사용 중이며, 저렴하고 들고 다니기에 간편하다는 점과 10가지 이상의 재질 판별이 가능하여 PLA, 나일론 등의 기타 재질까지 판별해준다는 점에 있어 고객분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라고 말했다.
재생 플라스틱 사용 현장의 필수품, ‘퓨리체커’ 
리플라의 퓨리체커(PuryChecker)  또한 재생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현장에서 반색하는 제품이다. 퓨리체커는 인체의 체성분을 분석해주는 인바디처럼, 재생 플라스틱의 재질과 순도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생성해주는 기계이다. 플라스틱별로 다른 화학적 구조에서 흡수하는 특정 파장의 빛으로 구별하는 품질검사기기로, 광센서 기반의 플라스틱 재질 판별 원리를 이용했다. 근적외선 분광분석기(NIR)를 이용하여 플라스틱의 순도를 측정한다. 총 10종의 플라스틱(PP, PE, PS, PC, PVC, PET, ABS, PLA, PA(Nylon), PMMA)과 금속 4종(Al, Cu, SUS, Steel)의 판별이 가능하다. 20kg의 플레이크를 부으면 1t의 이물질률에 대해 보증해주고, 색상 분석과 금속 함유 여부까지 알려준다.
리플라에 따르면, 현재 재활용 플레이크의 타 재질 비율에 대한 사전 검증 과정이 존재하지 않아, 사출 업체의 입장에서는 순도가 정확하지 않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업체의 말만 믿고 구매하기 어려운 시장환경이다. 
이에 대한 인증체계가 필요한 실정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플레이크의 품질 인증 필요성은 이전부터 대두되었다. 이를 대표하는 기계가 바로 타 재질 혼입률 산출 기기인 퓨리체커 이다. '퓨리체커'를 통하여 순도가 명확히 숫자로 확인되므로 사출 업체 입장에서 안심하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하나의 인증체계이며, 순도가 정확한 재생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사출 업체와 생산업체 간의 신뢰도 있는 거래가 가능하게 해준다. 기존 설비 시설을 대체하지 않고 별개로 설치하기 때문에 기기 도입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실시간으로 인증이 가능하며 이용 모바일 앱이 존재하여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 귀 기울여 창업 방향 결정 
플라스틱 재활용 가치와 효율, 편의성까지 모두 높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리플라는 철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형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해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창업은 4년 차지만 서동은 대표는 이미 고등학생 때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 창업을 위한 토대를 닦아왔다.
재활용 공장 사장님들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공장 사장님들께서 전달해주시기를, 다른 플라스틱 재질이 끼지 않았다면 더 좋은 가격에 납품할 수 있었다 라는 말을 듣고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서 대표는 창업 계기를 밝혔다.
서 대표의 창업을 향한 꿈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과학탐구대회에 출전했을 당시 재활용 산업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라는 주제를 받고부터 시작되었다. 직접 재활용 산업 현장을 찾고, 논문을 읽으며 저자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 등 발로 뛰는 와중에 재활용 산업의 사안과 현장의 애로사항을 마주하게 됐다. 현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법은 다 시도한 뒤였고, 남은 건 생물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당장 미생물로 생분해하는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세웠다.
나아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창업 교육 프로그램 참가를 계기로 미국 내 재활용 산업 현장까지 더해 국내외 총 200여 개사 시장 대면 탐색 조사를 마친 뒤 다음 단계로 자사의 제품을 구매할 만한 고객사를 타겟팅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재활용 산업 공장으로 신고된 500여 개사 중 연 매출 100억 원이 넘는 회사로 타겟층을 좁힌 뒤 애로사항을 한 번 더 점검하며  만약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있다면 설치할 의사가 있는지, 가능한 공간이 있는지, 그리고 자금은 있는지  여부를 타진한 결과, 총 390개사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고, 이는 곧 잠재 고객 확보로 이어졌다. 이렇게 리플라의 빠른 성장 뒤에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고객의 목소리에 전적으로 귀 기울이는 일부터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통은 고객이 필요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개발한 뒤 고객을 설득하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철저히 고객이 필요한 게 이거 라고 말씀해주셔서 그 말씀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하고 개발할 제품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고객들의 조언을 100% 반영하고 그분들의 조언을 믿었을 때 더 큰 성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에서의 여성 CEO, ‘성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리플라의 빠른 성장 속도에도, 서 대표 역시 젠더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으로 지원금 삭감 등 불이익을 여러 번 겪는 아픔이 있었다.
똑같은 나이의 남성 대표들이 투자를 받는 것에 비해 저의 경우는 일부 심사관의 경우 여성이라는 이유로  설득하는데 너무 많은 수고로움이 들고 너무 많은 근거를 제시해야 했습니다. 정부 정책지원금 또한 큰 결격 사유가 없고 심사 시 답변을 잘했음에도, 같은 자격의 남성 대표가 받은 지원금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학부생이고 여성이다 보니 커리어를 쌓기 위한 보여주기식 명분으로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는 일부 투자자들의 선입견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투자 심사 발표 때는 대표인 저 말고 다른 남성 발표자를 찾기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이라서 무시를 받고 얕잡아 보시지만 그렇게 못할 만한 근거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쿨해졌습니다 라며 서 대표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20대 여성 CEO를 향한 일부 사람들의 편견은 오히려 재활용 산업을 향한 리플라의 열정과 진심을 더욱 굳건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로지 기술과 사업 성과로 실력을 증명하겠다는 서 대표는 여전히 겸손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몇몇 분들의 선입견 때문에 고충도 있었지만, 업계 대표님들께서는 오히려 회사에 대한 저의 진지함을 다르게 봐 주셨습니다. 저는 무조건 고객의 목소리를 깊게, 자주, 많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태도로 미팅에 임하는데, 이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귀 기울여 듣고자 하면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고객과 친해지고, 고객을 사랑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토대로 회사를 운영한 것이 리플라가 빠르게 성장해온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든 제품인 만큼 결과적으로 실제 사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보니 판로 개척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존 고객분들이 다른 재활용 공장에 저희를 좋게 소개 해주셔서 연속적으로 영업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리플라는 국내를 넘어 해외 재활용 산업 시장진출까지 꿈꾸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함은 물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온라인 홍보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리플라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Korea Startup Center(KSC) 글로벌 사업에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선정되어 한국 대표 기업의 일환으로 내달까지 참가 중이다.
리플라는 스웨덴의 창업 생태계 중심지인 Epicenter와의 다양한 연계 활동을 통해 스웨덴 투자자 및 관계기관과의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북유럽 시장진출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곧 리플라의 해외에서의 서비스 출시 또는 시장 확대를 위한 다음 행보와도 이어질 것이다. 
독창적인 바이오탱크 기술로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리플라. 리플라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비약적 성장도 기대된다. 리플라의 겸손하지만 패기 넘치는 26살의 서 대표는 재활용 기술을 향해 더 큰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플라스틱이 한 번 재활용된 것을 다시 재활용하면 품질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저희가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재활용되었던 플라스틱도 다시 재활용될 수 있도록 그만큼 품질을 높게 유지해주는 그런 고순도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재재활용’까지 해줄 수 있다, 그것이 리플라의 완전한 최종 목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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