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나 세탁기의 상품기획을 하는 사람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정에서 쓰는 도구는 사람 한명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요건이라고 한다. 대형화하여 혼자서 움직일 수 없다면 판매할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은 소비자가 이사 등으로 움직이는 경우의 이야기이지만, 커지거나 무거워질 때도 동일하다. 가령 피아노는 운반이나 설치에도 대단한 수고가 따른다. 내구 소비재의 경우, 대체로 20kg정도가 한계라고 한다. 세탁기가 대형화되어도 무거워지지 않는 이유는 한편으로 이러한 요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 요청을 기술적으로 행한 음지의 주역은 플라스틱이다. 그것도, 가장 가벼운 폴리프로필렌을 대량 채용함으로써 중량 증가를 막아왔다.

이전의 세탁기는 외장에는 철판, 세탁조에는 알루미늄이 쓰이고 있었다. 이것이 지속적으로 플라스틱화 되어, 지금은 모터를 지탱하는 기판 부분이 겨우 철판제일 뿐이고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화 하면 세탁조나 외장을 한번에 성형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단한 코스트다운이 된다.

일찍이 세탁기는 2kg용이 표준이었지만, 지금은 7kg이 표준으로 되어 있다. 그래도 외형은 별 차이가 없다. 즉, 세탁조와 외장의 틈이 좁아진 것이다. 구동장치, 배전판, 배수관, 제어밸브, 진공흡수 장치 등이 컴팩트화 되어 있다. 또 하나의 노력은 절수이다. 세탁에 쓰는 물의 양을 줄이고 싶다는 요청이 커서 조금씩 응하고 있다. 그 결과, 적은 물로 세탁할 수 있게 되어, 같은 크기의 세탁조에서도 보다 많은 세탁물이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능력의 확대를 할 수 있었다. 물의 양이 적더라도 충분한 tnb를 얻을 수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

일본에서 쓰고 있는 세탁기는 유럽이나 미국에는 없는 독일 방식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손세탁 하던 시대부터 세탁 방법이 달랐기 때문에 기계화의 발상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럽 타입의 드럼형을 일본에서 보급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몇 번이나 이루어졌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기는 커녕 일본의 세탁기가 싸고, 속도, 조용함 등이 주목받아 아시아 각국은 일본방식이 주류가 되고 있다. 유럽식이나 미국식에서는 플라스틱화가 대단히 늦어졌고 가격도 일본식에 비하여 월등히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