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다 마시고 난 페트병을 씻어서 다른 음료를 넣는 일은, 가정에서는 보통 하는 일일 것이다. 물리적으로 재사용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본에서는 위생적으로 불안감이 있다고 해서 광범위한 재사용은 규제되고 있다. 그러니까 사업적으로 널리 페트병을 회수하고 세정·살균 조치를 하여 식품이나 음료 용기에 재사용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예외적으로, 교토시가 폐페트병을 물 용기로서 재사용하고 있는 정도이다.

만약 그러한 규제가 없다 해도, 리터너블(반환 가능) 병이 되기 위해서는 온전한 상태여야 할 것이다. 페트병은 깨지지 않지만 표면에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에 재사용병을 용기로서 사용할 경우, 상품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회수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도 비용이 드는데, 거기다 재사용에 메리트까지 적다면, 기업으로서는 주저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어떨까? 덴마크는 리터너블 병의 전통을 가장 잘 지키고 있는 나라이다. 이 곳에서 음료는 대개가 병에 들어있고 자동판매기는 없다. 이러한 나라의 특징을 보면, 페트병도 리터너블로 50회 정도 사용한다고 한다(일본 재품 보다 조금 두껍다).

독일에서는 어느 대규모 우유 메이커가 1993년부터 플라스틱제 우유병을 채용하여 리터너블 병으로 하고 있다. 네모난 이 병은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고, 1회용보다 약간 두껍게 만들어져 있어 50회부터 100회의 사용에 견딘다고 한다. 이전 쓰였던 유리병 처럼 우유를 마신 다음에는 우유업자 의해서 회수되어, 공장에서 유리병과 같은 라인으로 세정되어 재사용 된다. 마침내 사용할 수 없게 되면, 플라스틱 원료 회사가 수거하여 재생 이용되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네모난 폴리카보네이트제 우유병의 효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각이라서 둥근 병보다 우유를 33%나 많이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빈병의 무게는 한 개당 80g으로써, 유리병의 360g에 비교하여 약 4분의 1이나 가벼워 졌다.

그 결과, 우유의 증량분을 계산해도 전체 중량은 45%나 가벼워져, 1대의 트럭에 4800개나 많은 우유병을 운반할 수 있게 되어, 수송의 코스트다운·에너지 절감에 대단히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