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판이나 스노우보드는 최신 복합재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예전의 스키판은 목재 단판(單板)이었다. 접착기술이 진보되고 집성재가 사용되게 되었다. 집성재는 각 부분마다 최적의 재료를 쓰게 되었다. 이것을 추구한 결과, 메탈·유리섬유 또는 카본섬유 등이 이용되게 되었다.

판 표면의 화장(化粧)에는 ABS 수지가 많이 쓰이고 있다. 그리고 판 뒤에는 폴리에틸렌이 입혀져 있다. 폴리에틸렌은 유연한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판의 강도에는 기여하지 않지만, 물을 튀기는 성질이 있어 잘 미끄러지게 한다. 스키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시트는 표면이 적절하게 껄끔거리는 것이 좋다. 이것은 왁스와 잘 매치되기 때문이다. 이 시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열해도 거의 유동하지 않는 특별한 폴리에틸렌을 사용한다. 이 폴리에틸렌은 마모에도 강하기 때문에 안성맞춤이다. 이 폴리에틸렌 가루를 가열하고 압축해서 시트로 만들면 잘 흐르지 않기 때문에 표면에 가루의 흔적이 남아, 요철이 있는 표면이 만들어진다.

판 주위에는 엣지(Edge)라는 날카로운 각을 가진 철로 만든 각재(角材)가 있다. 스키의 미끄러짐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이 폴리에틸렌과 엣지이다. 엣지의 각은 날카롭기 때문에 체중이 실리는 쪽의 각은 대단히 큰 힘으로 눈을 압축한다. 그렇게 되면 눈이 녹아 물이 된다. 압력이 높기 때문에 단단한 아이스반(Eisbahn)에서도 녹인다. 이 물이 윤활제가 되기 때문에 스키는 얼마 안되는 힘이라도 힘이 가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한편, 폴리에틸렌은 물을 튀기기 때문에, 눈이 잘 부착되지 않고 마찰계수가 작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눈 위에서 미끄러지는데 안성맞춤이다. 스키는 일단 미끄러지면 마찰열이 발생하여 눈을 융해하고, 더욱 잘 미끄러지게 하며 연속적인 활주가 가능하다. 융해하는 눈은 판 아래쪽의 아주 작은 양이기 때문에 스키가 잘 통과하고 압력이 떨어지면 다시 얼음으로 되돌아간다. 이와 같이 스키는 엣지와 폴리에틸렌 시트의 기능으로 경쾌한 활주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폴리에틸렌의 소수성(疏水性)은 레저 이외의 세계에도 이용되고 있다. 냉동 컨테이너에서는 서리 부착을 막기 위해서 내벽에 부착된다. 또한, 냉동 창고 안에서 쓰는 롤러컨베이어도 금속제라면 얼어붙어 움직일 수 없지만, 롤러를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제로 만들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북양어선의 갑판이나 캐빈 외벽에도 폴리에틸렌이 부착될 때가 있다. 엄동의 거친 바다의 조업에서는 눈이나 물보라가 선체를 습격하여 고드름 상으로 착빙한다. 착빙은 윗자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전복될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바다가 거칠수록 더 자주 착빙을 떨어뜨려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엄동의 거친 바다의 작업에서는 위험하고도 힘든 일이다. 외벽에 폴리에틸렌을 부착하면 얼음을 떼어내기 쉬어져 작업을 경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