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 부분이 아크릴 수지로 되어 있는 고무도장을 보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손잡이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을 뿐이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그런데 고무 부분도 투명하게 만들어진 것이 있다. 사실 이것은 새로운 재료로써 인감 만들기에 개혁을 가져왔다.

이 인감은 감광성 수지라는 플라스틱을 이용한 인감이다. 기존의 고무도장은 형을 새기고 고무를 녹여 넣거나, 직접 고무를 새겨서 인감을 만들었다. 감광성 수지의 인감은 빛이 닿으면 용해성이 없어지는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우선 원료가 경화되기 전의 감광성 수지가 시트상으로 공급된다. 투명하고 유연한 플라스틱으로써, 도장집에 가면 빛을 가로막기 위해서 검은 종이가 알루미늄박에 쌓여 있다. 도장을 만드는 사람은 우선 이 시트를 인감의 크기로 잘라낸다.

그리고 인감의 원고가 되는 필름을 감광성 수지의 시트 위에 올려놓는다. 원고의 필름은 인자(印字)하고 싶은 부분이 투명하고, 스템프 잉크가 부착되면 안되는 부분, 요컨대 베이스 부분이 검어서 빛을 가로막게 되어 있다. 사진으로 말하면 네거티브(negative) 필름이다. 이 필름을 지금은 사식기로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워드프로세서나 PC로도 할 수 있다. 또한, 라벨을 만드는 문구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이 들어간 인감이라는 것도 감광성 수지의 응용이다.

감광성 수지 시트에 원고를 올리고 빛을 쏘인다. 수지의 종류에 따라서 자외선을 사용하는 경우와 가시광선을 쓰는 경우가 있다. 빛이 닿는 부분은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용제에 녹아 사라지게 된다. 빛이 닿은 후, 필름을 떼어내고 용제로 씻어내면, 패턴(문자) 부분만 수지가 남고, 베이스 부분의 수지가 흘러나가 인감이 만들어진다고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감광성 수지 분자는 빛이 닿기 전에는 선상(線上)을 하고 있다. 빛이 닿으면 가교반응이 일어나 분자끼리 결합한다. 이 때문에 빛이 닿는 부분은 분자가 크고, 닿지 않는 부분은 분자가 작은 상태로 남아 용해성에 차이가 생긴다.

감광성 수지를 이용한 인감은, 사식 기술과 조합하면 대단히 간단하게 인감이 되므로 상당히 급증하고 있다. 아직 잉크가 부착되어 있지 않을 때의 고무 부분을 보도록 하자.

희고 투명한 것은 감광성 수지로 만든 인감이다.

이 이야기와 손잡이 부분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하는 이야기는 사실상 상관이 없지만, 감광성 수지의 인감을 판매할 때 외관에 차별화를 줄 수 있고, 새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감광성 인감에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아크릴 수지 손잡이를 만들 수 있었다. 다행이 이 조합은 호평을 받았고 아직도 감광성 수지로 만든 인감은 투명한 손잡이가 부착되어 있다.

또한, 감광성 수지는 원래 인쇄에 쓰이는 재료로써, 신문이나 만화 주간지를 비롯한 인쇄에 많이 쓰이고 있다. 감광성 수지의 등장으로 인하여 납으로 만든 활자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