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및 고무가 뿌리산업으로 개편된 지 3개월이 지났다. 뿌리산업 범위 확대에 따라 뿌리기업은 3만 개에서 9만 개로 늘어나며 해당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연구개발, 금융, 전문인력 육성 등 지원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플라스틱 및 고무 관련 기업들은 뿌리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체계와 기술·산업동향 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뿌리산업과 관련한 정책 현황 및 지원사업, 기술동향, 통계 등의 지난 10년간 자료와 내용이 담긴 2020 뿌리산업백서가 발간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뿌리산업백서를 통해 뿌리산업의 기술현황 및 산업동향, 지원제도, 앞으로의 발전전략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참고로 이번 10월호에는 뿌리산업 강국과의 경쟁력 비교 및 최근 기술현황에 대해 짚어보았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공정기술을 활용해 소재를 부품 및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산업이다. 최종 제품에 내재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 뿌리산업의 최근 기술은 고기능 미래 소재 및 경량화 부품 생산을 위한 스마트 공정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고품질 가공·성형 위한 차별화된 금형기술 필요

먼저 플라스틱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금형’의 기술 현황을 보면 전방산업의 제품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 재료, 가공, 성형, 측정, 공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신속히 대처할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스마트·지능화 시스템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융합한 지능형 금형 기술을 개발해 복잡한 공정을 일체화하는 추세이다. 독일은 프레스성형 기반의 탄소 복합재 성형 금형과 오버 몰딩 사출 금형을 융합하여 부품과 결합 구조를 가지는 탄소 복합재 성형품을 단일 기기에서 구현하여 경량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일본은 프레스 공정과 열성형 공정을 융합할 수 있는 금형 제작으로 탄소섬유 복합재를 이용한 차량 기본 골격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사출성형과 압축성형을 동시에 시행하는 사출 압축 금형을 제작하여 모바일 기기용 가장 얇은 도광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다기능·고감성 제품 제조를 위한 고난도 융합 금형 기술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금형 안에서 성형·코팅을 동시에 수행하는 고감성 제품 제조 기술 양산화가 추진 중에 있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금형 개발 및 난삭재·고경도 금형강의 고품질 가공·성형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금형제작 기술이 요구되고 있으며, 자동차·항공 산업 등이 요구하는 초경량 고강도 부품 생산을 위한 복합재료, 금속, 세라믹 신소재를 활용하는 다중성형 금형 기술과 고경도, 경량화, 고기능화 미래 소재의 성형을 위한 금형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 기능 접합된 도장기술 확대

이외에 ‘표면처리’ 중 도장의 기술현황을 살펴보면 표면을 보호하고 심미적 외관을 향상할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는 도장이 최근 자기세정, 자기치유, 저온경화, 자율주행과 같은 다양한 스마트 기능과 접합된 형태로 도장기술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스크레치 쉴드(Scratch Shield)로 폴리우레탄 아크릴레이트를 기반으로 한 자가 치유형 고탄성 가교형 고분자를 도료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독일은 서로 상용성이 없는 두 가지 이상의 수지를 공통 용매에 용해시켜 코팅액을 제조한 후 용매 휘발, 화학 반응 등을 이용하여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코팅을 한 번에 형성하는 코팅 공정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주조’는 다방면의 산업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주조 부품을 경량화·고특성화·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는 기술이 대세로 현재 활발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IT융합·인공지능 기술 접목으로 다품종을 유연 생산하면서 생산성과 품질을 극대화하는 주조 공정 자동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에너지와 환경측면을 효율화하여 제조 원가를 절감하고 근무환경까지 개선하는 주조 공정 제조 기술이 적극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


‘소성가공’은 최근 로봇, CNC 등의 장비기술을 활용한 점진성형 연구로 기존 프레스 성형 의존도를 극복한 유연 생산성 소성가공 기술을 활발히 개발 중에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조업 분야의 혁신 요구에 따라 소성가공 전공정에 데이터 센싱, 머신러닝 분석, 성형 공정 적응 제어 등과 같은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지능형 생산 공정으로 전환하는 기초기술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국내 뿌리기업의 특성상 일부 자동화된 현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암묵지 기술로 일컬어지는 작업자의 노하우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용접’은 고강도 및 경량 소재 적용이 가능하고 작업자에게 안전하며 스마트한 용접 공정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 용접 품질 제어에 IT기술을 접목한 기술이 적용되어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등은 이미 고강도강 용접이 가능한 스마트 아크용접 시스템 관련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한국의 뿌리산업 경쟁력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

한편 최근 한·독·일 뿌리산업 경쟁력 순위는 독일, 일본, 한국 순으로, 2012년~2014년 기간에 일본의 뿌리산업 경쟁력 하락이 크게 나타남에 따라 일본과 한국의 경쟁력 격차가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2003년~2011년 기간에는 독일과 일본의 경쟁력이 유사했으나 이후 일본의 경쟁력이 급감하였고, 독일과 한국은 2009년 이후 정체를 보이나 2009년~2011년 기간의 경쟁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력 요인별로 살펴보면 규모에서는 뿌리산업 비중이 가장 높은 독일이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은 독일의 약 70% 수준으로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다. 수익성은 일본이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크게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 부가가치율 측면에서 뒤져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세계 금융위기,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경기둔화, 글로벌 경쟁심화 등으로 세계 시장에 미치는 악재는 최근 3국의 뿌리산업의 경쟁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2015년 사이 한국의 경쟁력이 꾸준히 높아지고는 있지만 독일과 일본이 보유한 경쟁력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으로 세계시장의 악조건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독일처럼 기업 규모 측면의 고도화는 물론 지속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